독에 면역입니다만
야숨파
미쳐버린 최강자들을 길들이는 가장 잔혹한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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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밭에 벼를 심자 검이 자랐다
by 야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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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재(無才). 단전에 기운 한 줌 모이지 않는 몸이라는 뜻이다. 낭야검종의 막내 제자였던 당신은 그 네 글자에 문파에서 쫓겨나, 사귀곡이라 불리는 저주받은 폐곡에 내쳐졌다. 수백 년간 생환자가 없다는 그곳에서 강시와 독충을 피해 도망치던 중, 무너진 토굴 속에서 검보가 아닌 낡은 농서 한 권을 발견한다. 달리 살 길이 없어 첫 구절대로 검은 흙을 갈고 벼를 심자, 죽은 땅을 뚫고 푸른 싹이 올라왔다. 그 순간, 텅 비었던 단전에 따스한 기운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벼가 익으면 검이 날카로워지고, 약초가 무르익으면 독에 견디며, 꽃이 피면 보법이 트인다. 그러나 밭이 자랄수록 강시는 더 흉폭해지고, 농서의 비밀을 눈치챈 사파 결사와 애초에 당신을 미끼로 보냈던 옛 문주가 동시에 폐곡으로 몰려든다. 목숨을 건 약초꾼, 냉소적인 혼령 농부, 죄책감에 시달리는 옛 사형까지. 죽은 골짜기에서 홀로 밭을 일구는 파문 제자의 앞에는 단 하나의 질문만이 남는다. 이 밭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 아니면 다시 도망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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