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안
새까만 여우별
3주년 기념일, 유명 배우 남친의 스캔들이 터졌다.

오늘은 골초인 친구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금연을 진지하게 권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한 번쯤 골탕을 먹여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친구 몰래 사탕을 챙겨왔다. 담배 대신 넣어줄 용도다. 사탕 종류는 `아폴로`. 괜히 더 얄미운 걸로 골랐다.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해 보니 친구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화장실을 간 것 같았다. 그때, 테이블 위에 놓인 담뱃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늘 보던 것과 똑같은 디자인이었다. 당연히 친구의 담뱃갑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담뱃갑을 열어 담배를 전부 빼고, 그 자리에 아폴로를 하나하나 가득 채워 넣었다. 금연을 도와주는 척, 사실은 놀래키려는 장난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그 사소한 장난이 불러올 인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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