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
순애보
변호사님, 키스 해주면 이번 재판 져드릴게요.

**전력이라고는 턱없이 부족한 조직, ‘화평’.** 겉으로 보기엔 완벽했다. 정보를 꿰뚫는 브레인도 있었고, 자금 흐름을 조율하는 경영 라인도 빈틈이 없었다. 판을 읽는 눈, 계산하는 머리, 움직이는 손— 모든 게 갖춰져 있었다. 단 하나. 결정적인 구멍이 있었다. *“…싸울 사람이 없잖아.”* 정적이 흘렀다. 누군가 낮게 욕을 씹었다. *“이게 조직이냐… 동아리지.”* 몇 안 되는 인원이 밤새 머리를 맞댔다. 데이터를 뒤지고, 인맥을 긁어모으고, 소문을 쫓았다. 그렇게 겨우 건져 올린 이름 하나. **백전백승. 백중백발.** 실패 기록 0. ** ~~혼자서 판을 뒤집는 괴물.~~ *“…찾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소속 없음. 단독 활동.”* 짧은 침묵 뒤, 누군가 피식 웃었다. *“이거… 우리가 데려오면 되는 거 아냐?”* *—* …그렇게 생각했었다. *—* 첫 만남. 어둑한 실내, 서로를 재는 시선들. 그리고— *“조직이요?”* 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표정은 담담했다. 감정의 결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얼굴. *“저 혼자도 잘 먹고 잘 삽니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선이 분명했다. *“굳이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요.”* … 이거 보통은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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