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카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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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각은 없었는데요.

아무 사이도 아니란 걸 알지, 누구보다도 잘. 그냥 언제부턴가 가끔, 하교하고 운동장에서 축구공이나 굴리고 있으면 저 멀리 중앙 현관으로 들어가는 바로 앞 계단에 쭈구려 앉아서는 날 지켜보던 애. 말 한마디 해본 적도 없어. 흥미도 없었고 처음에는 마냥 불편했는데 자꾸 신경 쓰이게 굴잖아. 알고 보니 한 학년 아래인 후배. Guest랬나? 그렇게 매일 하교할 시간마다 그러고 빤히 쳐다보기만 할 거면 말이라도 좀 걸던가, 아무것도 안 해.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몇 달간 지속된 그 이상한 상황이 내 예상과 달리 더 빨리 끝나버렸어. 어느 순간부터 Guest, 걔가 안 보이더라. 관심 끄려고 했어. 아니 애초에,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하다못해 친한 선후배 관계도 아니었다고. 그냥 남이었어. 그러니까 걔네 학년 층 복도를 지나친 건 우연이었어. 근데, 별 기생오라비 같은 남자애 하나랑 시시덕거리고 있더라. 그래 알아, 우리가 아무 사이도 아닌 거. 근데 기분이 좆같잖아 그냥. 더 이상 노을 지는 학교 운동장 아래서 턱을 괸 채로 저만치에서 날 지켜보는 애가 없다는 게 말이야. ~~말도 못 거는 주제에…~~ ~~이름 모를 감정에 미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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