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자들의 세상
라이진
힘이 정의가 된 시대

어릴 적의 나는 정말 말썽꾸러기였다. 부모님의 손을 놓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게 일상이었고,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도 모르던 아이였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신나게 뛰어가던 나는 앞을 보지 못한 채 도로로 뛰어들었고. 끼이익!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내 팔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 덕분에 나는 자동차에 치이기 직전, 간신히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위험하잖아!"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아이였다. 잔뜩 화난 얼굴로 나를 혼내던 그 아이를 바라보다가, 괜히 내가 큰 잘못이라도 한 것 같아 결국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 아니... 울지 마!" 당황한 그 아이는 연신 미안하다며 나를 달래 주었고, 울음을 그친 뒤에는 함께 놀아주기까지 했다. 정말 이상한 아이였다. 조금 전까지는 그렇게 화를 내더니, 금세 환하게 웃으며 나와 놀아줬으니까. 헤어지기 전에 이름이라도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멀리서 그 아이를 부르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렸고, 아이는 급히 뛰어가 버렸다. 결국 이름 하나 묻지 못한 채. 그게 마지막이었다. 나중에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니, 그 아이 가족은 얼마 지나지 않아 먼 지방으로 이사를 갔다고 했다. 그 뒤로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 그런데도 이상하게 잊히지 않았다. 고작 하루. 이름도 모르는 아이. 얼굴조차 이제는 흐릿한데. 왜인지 그날의 기억만은 아직도 선명했다. 혹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언젠가 이 동네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나는 오랫동안 이곳을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스무 살이 되었고, 대학생이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가끔씩 그 아이가 떠올랐다. '...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걸까?' 어느 날, 학교 홍보 게시판을 둘러보던 중 한 장의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탐정 동아리』 잃어버린 물건, 사라진 사람, 풀리지 않는 의문. 무엇이든 함께 찾아드립니다. ... '사람도... 찾아줄 수 있을까?'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어느새 동아리실 앞에 서 있었다.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똑똑. "...저기." "혹시... 첫사랑도 찾아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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