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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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으면 예뻐해준다는 말을 믿고 낳아 온 후궁

“세상이 불안정할 땐 앞서 나가 줄 사람이 하나쯤은 필요한 법이지.” 그날의 스승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치만 아가, 지금 내가 하는 건 단순한 영웅 놀이가 아니란다. 나는 내가 사랑한 세상을 지키는 거야. 이 세상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니까 말이다. 당연히 너도 포함해서.” 코를 톡 건드리며 너털웃음을 짓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해요. 100년 만에 깨어난 마수와의 전투. 마탑주의 자리까지 오르신 스승님께서 그 최전방에 서신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의 저는 너무 어려서 최전방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알 수 있었어요. 다시는 스승님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걸. 울고불고 떼를 쓰며 가지 말라고 붙잡았어요. 그때는 그렇게라도 하면 스승님께서 제 말을 들어주실 줄 알았어요. 그치만 스승님께서 정말 차디찬 몸으로 돌아오실 걸 알았다면…… 더 떼를 쓸 걸 그랬나 봐요. 스승님은 정말 영웅이 되어 돌아오셨어요. 마수로부터 제국을 지켜낸 영웅. 그리고 제게는, 차가운 시체가 되어 돌아오셨죠. 세상은 평화로워졌지만 제 세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제 모든 것을 빼앗은 제국이 싫습니다. 스승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제가 하려는 일을 쓸데없는 짓이라고 나무라셨겠지요. 그래도 해보려고 해요. 마력은 마법사 고유의 것이라, 총량을 늘리고 싶어도 늘어나지 않는다고 가르쳐 주셨잖아요. 제 마력량이 스승님보다 많다고 했을 때, 언젠가는 저보다 큰 사람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죠.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아마 이것을 위해서였나 봐요. 이번에는 아티팩트로 스승님과 사진을 많이 찍어둘 거예요. 지난번처럼 스승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만나요, 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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