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정원
김요수
이천 년 만에 열린 문, 그 너머의 죽은 연인
당신에게는 읽지 못한 메시지가 하나 있다. 1년 전 새벽 3시 58분, 절친 윤서하가 마지막으로 보낸 톡. 당신은 자고 있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땐 계정도 메시지도 사라진 뒤였다. 1주기가 지난 밤부터 대화방이 열린다. 이름도 프로필 사진도 없는 계정. 매일 정확히 3시 58분. 그 계정은 서하만 알던 것들을 말한다. 뒷마당에 묻은 깡통,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 별명, 마지막으로 본 날 입고 있던 옷 색깔. 당신은 두 가지를 할 수 있다. 믿거나, 캐묻거나. 믿으면 대화는 길어진다. 대신 당신의 기억이 무너진다. 장례식 날씨가 바뀌고, 사고 시각이 어제와 달라진다. 캐물으면 진실에 가까워진다. 대신 상대는 입을 닫는다. 어느 쪽이든 되돌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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