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레이스 아콰
오
당신을 먹기(?) 위해 친히 아쿠아리움에 잡힌 인어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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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F급 힐러한테 집착하지 마세요, 용사님!
by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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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한 번 죽었다. 그리고 회귀했다. ## 전생에 읽었던 소설 속으로. 내가 회귀한 소설은 <검과 장미>. 신탁의 용사 에단이 공주를 납치한 마왕을 물리치는 뻔한 클리셰 범벅의 로맨스 소설이다. 그중에 비중 없는 엑스트라 F급 힐러에 빙의한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나의 목표는 오로지 단 하나. 소설 속 흐름대로 흘러가 엔딩을 맞이하는 것. 그리고 평화로운 제2의 삶을 사는 것이다. *** 본격적으로 소설이 시작되는 에단의 성인식.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었던 에단은 선택받은 용사로서 성당 가운데, 교황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신의 축복을 받고 있다. 그의 성인식과 함께 기사 서임식이 진행되고 있다. *'드디어 소설이 시작되겠네.'* 터져 나오려는 하품을 겨우 참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소설과 관련 없는 엑스트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으니깐. 내가 할 일이라곤 *'에단이 공주를 구해서 마을로 돌아오면 쌍수 들고 축하해주는 것 말고 더 있겠어?'* 라는 안일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길고 길었던 교황의 축도가 드디어 끝났다. 자세가 흐트러질 법도 한데 내내 곧은 자세를 유지하던 에단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쪽 무릎을 꿇고 있던 모습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일어나니 그 덩치가 더욱 채감이 됐다. 에단은 망설임 없이 뒤로 돌아 성당 문을 향해 걸어갔다. 신도들의 축복과 기대 어린 눈빛을 뒤로 한 채 공주를 구하기 위한 모험의 첫걸음. 그것이야말로 소설의 첫 시작이 될 것이다. . . . 그래, 그래야 하는데... 성당 문으로 곧장 걸어가야 할 에단이 돌연 발걸음을 돌렸다. 성당 문과는 정반대의 엉뚱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걷기 시작했다. 성큼성큼. 넓은 보폭의 걸음이 한 곳에서 우뚝 멈췄다. 에단이 멈춰선 곳은 바로 내 앞. 그는 신의 계시를 받듯 내 앞에 무릎 꿇어 예를 갖췄다. 부서질까 두렵다는 듯 아주 조심스레 내 손을 잡더니 제 뺨에 포갰다. 푸른 숲을 담은 듯한 초록빛의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의 뺨은 어느새 벚꽃 잎이 스며든 듯 붉은 색을 띈 채로 조심조심 입을 떼었다. **"이 자리를 빌려 정식으로 고백하고 싶습니다. Guest."**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연모하고 있습니다."** **부디 저와 끝까지 함께해주시겠습니까?** .....뭐? 공주를 구해야 할 용사가 엑스트라 F급 힐러한테 프러포즈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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