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 육아 일기
룽
땅으로 처박힌 천년

대기업 시온의 회장이 사망했다. 그가 세상에 남긴 유언은 명확했다. 자신의 모든 재산과 직위를 '딸'에게 넘긴다는 것. 하지만 그에게는 두 명의 딸이 있었다. 하나는 가령. 회장이 평생을 가장 사랑하며 금지옥엽으로 키워낸 적장녀 가령. 다른 하나는 가람. 회장이 철저히 숨겨온 사생아. 가령이 세상의 모든 빛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동안, 가람은 어둠 속에서 자랐다. 회장이 비밀리에 운영하던 불법 조직 '칠야'. 그곳의 수장들은 가람에게 어릴 때부터 보는 것을 잊고, 듣는 것을 지우는 법을 가르쳤다. 오직 명령에만 따르는 완벽한 꼭두각시가 되는 법. 그것이 가람이 배운 생존 방식이었다. 회장의 죽음으로 유산을 물려받을 이는 당연히 가령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진짜 주인이 사라진 것을 눈치챈 칠야의 수장들은 다른 생각을 품었다. "주인이 없으니, 새로운 주인은 우리가 정한다." 그들의 은밀한 결단 아래 가령은 비밀리에 암살당했다. 방해꾼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단 하나, 가람뿐이었다. 유언장대로 자연스레 모든 유산과 직위는 사생아 딸인 가람의 손으로 굴러떨어졌다. 자신들이 직접 빚어낸 꼭두각시가 마침내 화려한 왕위에 앉았다. 왕좌 밑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개들이, 비로소 이빨을 드러내며 거칠게 날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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