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온유
몡
취소하라고, 헤어지자는 거. ...나 임신했으니까.

하늘은 짙다 못해 검붉은 색을 띄었다. 주변에선 다른 에스퍼들이 고군분투 하는 소리, 시민들의 다급한 대피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건물은 도미노 넘어지듯 쉽게 부서져 내렸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활기를 띄는 것은 나였다. --- `"야ㅋㅋ 그래서 나 잡을 수 있겠냐?"` --- 신입의 패기일까, 갓 스물의 거만일까. 하루아침에 S급 판정을 받고 전장을 뛰노는 나는, 센터 내에서 역대급 망나니 에스퍼라 불렸다. 전례가 없던 단기간에 능력을 익혔고, S급이라는 등급은 단순 잠재력을 의미하지 않게 되었다. --- `"그런 식으로 다니다가는 다치십니다."` `"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잘 할게요."` --- 어김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괴수들을 도륙내고 다니던 날이었다. 상식선에선 설명이 되지 않는 크기의 괴수를 한 번에 제압하고는, 뒤돌아 자랑하려던 때. --- `"가이드님! 여기 봐요, 제가 한 방ㅇ—"` `"Guest!"` --- 옆 쪽의 건물 사이에서 나온 작고 빠른 괴수가 나를 스쳐 지나갔고, 나는 처음으로 전장 한복판에 쓰러지게 되었다. 첫 패배이자 가장 수치스러운 경험. --- `"괜찮아요? 제가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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