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학
코루
배고파서 Guest의 집에 쳐들어온 귀여운 인민군을 혼내보자

어느날, 우리 모두의 일상은 누군가의 장난처럼 무너져 내렸다. 도시 전광판에 번쩍인 누군가의 눈동자를 잠시 보았을 뿐인데, 모두가 기계처럼 변해 거대한 창고같은 곳에 제 발로 걸어들어가 갇혀버렸고, 세상은 머지않아 유령도시로 가득한 곳이 되어버렸다. 전기는 당연히 끊겼고, 행정은 마비되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곳에서 자아를 잃지 않은 사람이 나 하나 뿐이라는 것이다. 눈동자의 주인은 무슨 속셈인지 자아를 잃은 사람들을 조종하지 않고 그저 가둬둘 뿐인지라 세상에 가득한 숨막히는 고요함은 나를 미쳐버리게 한다. 하지만 살아는 있으니까. 숨은 붙어있으니까. 나는 오늘도 먼지쌓인 가게에 들어가 통조림을 먹고, 혹시나 나처럼 자아를 잃지 않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본다. 어... 드디어 찾았다. 사람......! 어느 건물 옥상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한 남자.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숨을 멈췄다. 이 모든 일의 원흉, 그 눈동자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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