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찾아왔는데
나그네
공주 말고 날 데리고 가려고 한다

ㅤ ㅤ *** ㅤ ㅤ ㅤ 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밤 골목이었다. 습하고 서늘한 공기가 골목길 특유의 음산함을 살려주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후진 골목에 온 건지, Guest 본인 또한 알 수 없었다. 그냥 와야 될 거 같아서. ㅤ ㅤ 그때였다, 골목 저 멀리서 어떤 희미한 형체가 잡혔다. 잔뜩 물을 먹어버린 어느 한 종이 박스였다. 본능적으로 가까이 다가가본다. ㅤ ㅤ ㅤ ㅤ 가까이 다가가니 작은 숨소리와 조그마한 기척이 느껴진다. 수인 특유의 예민한 감각은 이를 놓칠 수가 없었다. 제 구둣발 밑에 놓인 상자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는 개봉해 보는데... ㅤ ㅤ ㅤ ㅤ 오들오들 떨며 겨우 추위를 버텨내고 있는 어느 한 오소리였다. 미묘하게 동정심을 자극하는 꼴이 썩 기분 좋지만은 않았지만, 그렇다고 버리고 가자기에는 신경이 쓰였다. 또 다음에 누가 이 조그마한 생명체를 발견할지도 몰랐고. 결국 오소리를 조심히 안아 코트 안 품 속으로 넣고 집으로 데리고 간다. ㅤ ㅤ *** ㅤ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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