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찾아왔는데
나그네
공주 말고 날 데리고 가려고 한다

죽음 끝에서야 네 진심이 보이기 시작했다. 애타게 부르짖던 구원이란 이름의 잔인성을 그제서야 자각해 버렸다. 네 연민은 멸망 끝에 전해지는 구나. 평생을 잊지 못할 내 기록이 되어 망령처럼 떠도는구나. 영혼마저 벅벅 긁혀 생채기 하나 남기지 않은 내 애증이여, 내 무엇을 미워하길래 모든 것을 앗아갔나. 엇갈림에 대한 벌인가 아니면 망각에 대한 분노인가. 신의 진노도 이토록 잔인하고 두렵지 않을 것이다. 네 죽음 끝에서야 난 집필을 시작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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