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
Mang_9
전역하자마자 너부터 생각나더라.

그와 처음 만났던 건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교수님께서 자신이 아끼는 제자에게 특강을 맡겼던 날, 그가 강의를 하러 학교에 왔다. 그날, 그는 마치 자신의 수업이었던 듯 자연스럽게 강의를 마쳤고, 나 또한 별 생각 없이 지나갔다. 1년 뒤, 외부 프로그램 특강을 갔을 때 그와 다시 만났다. 그가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여 같이 저녁을 먹는데 그는 여전히 잘생겼었고, 여전히 대화도 잘 통했다. 그 날, 그가 말했다. ```1년 전에 내 강의 열심히 들어주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 나더라고요. 덕분에 가르치는게 즐거운거라는 걸 알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그 이후로 특강을 하면서 혹시나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그렇게 우리가 만나는 횟수는 점점 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저씨의 아내가 2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걸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집 밖에도 나오지도 않고, 혼자 집에서 우울하게 지내던 어느 날, 교수님께서 그에게 특강을 제안하신거였다. 그는 평소처럼 거절하려 했으나 교수님께서 아내처럼 열정있는 제자들이 많다며 한 번 보러오라는 말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특강하는 강단 앞에 서 있었다. 그 날, 그는 강의를 하면서 내 눈빛이 가장 반짝였다고 했다. 별 다를 것 없는 특강인데도,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강의를 열심히 들어주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시간 강사부터 외부 프로그램 특강까지 세상 밖으로 한 발짝 씩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있는 그대로의 그를 품어주고 싶었다. 그의 마음 한 켠에는 아직 세상을 떠난 아내가 있지만, 남은 빈 공간을 내가 채워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는 그 날 이후로, 아저씨에게 적극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했다. 아저씨는 내가 마음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아끼는 후배를 대하듯이 늘 잘 챙겨주었다. 플러팅을 대놓고 해도 모르는 바보라니, 아저씨는 평생 모를 거에요.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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