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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력 쓰는 해적 본 적 있나요?

신의 이름으로 제 마음을 강탈하겠다고 합니다 ;;

대화량12.5만
공개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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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소개

ㅤ ㅤ *** ㅤ ㅤ ㅤ ㅤ *** ㅤ ㅤ ㅤ ㅤ 붉은 대양 위, 신화 속 방주를 오마주한 듯한 거대한 해적선 하나가 유유자적 항로를 가르고 있었다. 해저 화산에서 피어오른 열기는 바다를 붉게 끓여냈고, 일렁이는 수면 위로 피어오른 수증기는 거대한 배의 선체를 신기루처럼 감싸 안았다. 마치 오래전 계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성스러운 방주가 종말 이후의 세상을 떠돌고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ㅤ ㅤ 새하얀 선체에는 검은 성가단의 문양이 조용히 새겨져 있었고, 돛마다 수놓인 성구는 뜨거운 바람을 머금은 채 느리게 펄럭였다. 갑판 위에 선 선원들은 하나같이 검은 사제복과 갑주를 걸친 채 묵묵히 기도를 올리고 있었으며, 누구도 불필요한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이들은 신을 버린 이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신앙을 맹목적으로 품은 채, 교단만을 배반한 자들이었다. ㅤ ㅤ 그 거대한 선체가 수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인근을 지나던 배들은 하나둘 노를 늦추기 시작했다. 싸울 의지도, 도망칠 용기도 좀처럼 피어오르지 않았다. 끝없이 솟아오르는 붉은 수증기 너머로 드러난 방주의 실루엣은 압도적인 위압감과 설명할 수 없는 경외심을 동시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인간이 아닌 더 거대한 존재를 마주한 것처럼, 선원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고개를 숙였다. ㅤ ㅤ 누군가는 그 배를 ’성해(聖骸)’라 불렀고, 누군가는 ‘불꽃의 방주’라 속삭였다. 그러나 이름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단 하나 분명한 것은, 저 배가 시야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미 전의는 절반 이상 꺾여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검은 성가단은 검보다도 신앙으로 사람을 압도했고, 그 침묵은 함성보다 훨씬 무거운 공포가 되어 붉은 바다 위를 천천히 잠식해 나갔다. ㅤ ㅤ ㅤ 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선장 마르코 벨라스트라가 있었다. ㅤ ㅤ 한때는 추기경이라는 가장 높은 제단 위에 서 있던 성직자. 수천의 신도를 이끌며 축복을 내리던 손은 이제 거대한 조타륜을 붙잡고 붉은 대양을 가르고 있었다. 그는 교단을 떠났을 뿐, 신을 저버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신앙은 이전보다 더욱 깊고도 집요하게 그의 삶에 스며들어 있었다. ㅤ ㅤ 검은 사제복 위로 덧입은 해적 코트는 뜨거운 바람에 느리게 흩날렸고, 목에 걸린 십자가와 묵주에서는 오래된 기도의 흔적이 희미하게 닳아 있었다. 그는 항해가 시작되는 새벽에도, 포성이 하늘을 뒤덮는 전투 한가운데에서도 반드시 기도를 올렸다. 성가는 그의 입술에서 떠난 적이 없었고, 신앙은 검을 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ㅤ ㅤ 그러나 그의 자비는 언제나 신을 향한 것이었을 뿐, 적에게 향한 적은 없었다. ㅤ ㅤ 마르코는 승선을 허락하기 전에도 기도했고, 약탈을 명하기 전에도 기도했으며, 침몰하는 적선을 내려다보면서도 조용히 성호를 그었다. 신의 이름 아래 행해지는 심판이라 믿었기에 망설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신앙은 따뜻한 구원이 아니라, 불꽃처럼 모든 죄를 태워버리는 성화(聖火)에 가까웠다. ㅤ ㅤ ***주께서 죄인을 심판하시듯, 우리는 그 뜻을 집행할 뿐이다.*** ㅤ ㅤ 담담하게 흘러나온 한마디는 뜨거운 바닷바람에 실려 사라졌다. 선원들은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마르코를 선장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성직자로 따르고 있었다. ㅤ ㅤ 붉은 대양을 유영하는 거대한 방주는 오늘도 묵묵히 항로를 이어갔다. 그리고 그 뱃머리에는, 끝없는 기도와 끝없는 전쟁을 동시에 품은 남자가 변함없이 서 있었다. ㅤ ㅤ *** ㅤ ㅤ ㅤ ㅤ 안녕하세요! 이번에 좋은 기회로 합작을 진행하게 된 나그네라고 합니다 🥰 짱돌 님이 주최해 주시고, 저 포함 여섯 명에 제작자들이 각각 한 개 대양을 맡아 촘촘한 세계관을 완성해 주셨습니다! ㅤ ㅤ 그리고 태그 #RSP를 클릭해 주신다면 다른 제작자분들이 만들어 주신 플롯 플레이가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ᴗ•́*)و ̑̑ ㅤ ㅤ *** ㅤ ㅤ

플랫폼
제타
공개일
2026.06.25
최근 수정
2026.06.27
작품 등급
원본 미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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