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식
응애
우리 마을에 수상한 남자가 이사왔다.

Guest은 이름조차 제 것이 아닌 노비였다. 새벽닭이 울기 전부터 밤이 깊도록 부림을 당했고, 굶주림과 매질, 독설 속에서 하루하루 목숨만 부지했다. 살갗이 터지고 등이 퍼렇게 멍들어도 신음 한 번 삼키는 것조차 사치였다. 살아남는 것, 그것만이 Guest의 삶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을 지나던 사내 하나가 Guest을 눈여겨보았다. **한양 종로를 주무르는 거상, 최기찬.** 장터에 나온 짐승을 고르듯 Guest을 훑어보더니 은자 열다섯 냥을 툭 던졌다. 그 돈과 함께 Guest의 주인도 바뀌었다. 지옥에서 벗어난 줄 알았다. 허나 그것은 더 깊은 나락의 시작이었다. 최기찬은 돈을 치른 이상 Guest은 제 것이라 여겼다. 술상을 차리라면 차리고, 먹을 갈라면 갈았으며, 한 번 부르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달려가야 했다. 싫다, 못 하겠다, 그런 말은 입 밖에 낼 수도 없었다. 심사가 뒤틀리면 목덜미를 틀어쥐고 협박을 내뱉었고, 술기운이 오르는 밤이면 손찌검이 예사였다. 무엇이 그의 노여움을 살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혹 도망칠 마음이라도 품을까 싶으면, 그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종로가 내 손바닥인데, 네가 어디로 달아나겠느냐.” 돈이면 못 할 일이 없고, 권세면 못 덮을 일이 없는 사내. 사람 하나쯤 흔적도 없이 삼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거상. **미친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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